세상을 갈아가다 보면,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머무는 곳,
내가 일하는 공간,
현재의 나의 상황에 고립되어 벗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우울증에, 때로는 삶의 희망을 잃어버리고는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그 힘을 가르쳐준다.
3월의 어느 봄날
급행열차 한대가 절벽 아래로 추락해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한다.
불의의 사로고 한순간에 사랑하는 연인,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 깊은 슬픔에 잠긴다.
그러던 중 사고가 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면 유령이 나타나 사고 당일,
그날의 열차에 오르도록 도와준다는 소문이 돌게 된다.
그렇게 이 역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스토리의 주를 이루게 된다.
책의 서두를 여는 것은 기차사고로 결혼식을 앞두고 남편을 잃은 도모코의 이야기이다.
도모코는 열차사고로 미래를 약속한 배우자이자
자신의 삶을 항상 응원하고 사랑으로 채워주며 지탱해 준 사람, 네모토를 잃게 된다.
그런 존재를 잃게 되었을 때의 슬픔은 감히 공감한다고도, 위로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살아갈 이유도, 희망도, 일상조차 무너진 그녀에게 소문이자 기회가 찾아온다.
반신반의로 찾아간 역에는 정말 유령과 그날의 열차가 있었는데 그 열차를 승차하려면
반드시 다음 네 가지의 규칙을 지켜야 만한다.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둘,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셋,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넷,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키려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음에도 피해자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가족과 연인들은 유령 열차에 탑승한다. 도모코 역시 열차에 탑승하여 네모토를 만나게 된다. 처음 탑승할 때 다짐하였듯
끝까지 네모토와 함께 생을 마감하려 하지만 그런 도모코의 마음을 알아서인지 네모토는 도모코가 자신이 못다 이룬 삶을 이어받아 도모코가 행복하게 삶을 살아나가길 바란다고, 그렇기에 도모코가 자신을 따라 죽는다면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거이라 말한다. 그렇게 도모코는 자신이 사랑했던 네모토의 마음을 이어받아 자신의 행복이 하늘에 있을 네모토의
행복이 되도록 배속의 아이와 힘껏 갈아가길 다짐한다.
이후 아버지를 잃은 아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이들, 남편을 잃은 기관사의 아내가 차례로 열차에 몸을 실지만 결과적으로 그 어느 누구도 역의 사고지점까지 탑승하여 사망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사실 알고 보니 열차 안에 있던 피해자 승객들은 모두 본인이 곧 사고로 죽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승객들은 그 어느 누구도 본인이 죽게 되는 것을 알고 있음을 알리지 않는다. 아마 모르는 편이 더 멋진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열차에 오른 사람들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 계속 살아주기를 소원하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책에서도 나와있듯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하여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책을 읽으며 경시했던 나의 하루가 소중해져 간다.
군복무 기간 동안
동기들과 웃고 떠드는 하루,
함께 일하며 땀 흘리는 하루하루,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대까지 기다려주는 이 하루하루,
일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고 잃기 전에 누리고 잃지도 않을 것이다.
마지막에 가서야
사랑한다는 말
고마웠다는 말
미뤄두었다가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표현해야
후회할 일도, 현재의 하루하루도, 내일도 더 밝지 않을까
*댓글과 공감은 계속해서 기록들을 이어나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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