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기억 읽어주는 남자 - 라혜원
*모든 글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기록들입니다
살아가며, 힘든 시기를 보내며, 사춘기를 겪으며, 또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며 누구나 "Who am I"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들어주며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나'라는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되고 존재할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는 기억에 의해 많이 증명되고 지탱된다고 생각한다.
Memory, 기억과 뇌는 심리적 분야로도 과학적 분야로도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이자 탐구 대상이며 나라는 존재를 증명해준다.
내가 살아온 흔적과 '나'라는 사실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과연 외모와 육체는 같을지라도 정말 이전의 나와 같은 '나'일까?
오늘의 책 <기억 읽어주는 남자>에서는 이 기억을 굉장히 창의적인 소재로 사용했다.
책에서 주인공인 한재경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게 되어 본인이 누구인지, 정말 과거와 같은 인물인지 사이에서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겪게된다. 눈을 떳는데 스스로가 누구인지 조차 혼란스러운데 나를 사랑한다며 내 곁에 있어주는
이 남자는 나의 약혼자라 하며 심지어 재벌 3세이다. 이 사람과의 기억이 없는데 이 사람은 날 사랑한다고 말하며
주위 사람들은 문뜩문뜩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들이 거짓이며 조작된 것이라 압박한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이어야 한다.
또한 사랑은 한순간에 생겨나는 그런 감정이 아니다. 사랑은 추억과 여러 감정들이 하나 하나 쌓여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다. 내가 이 사람, 내가 사랑했었던 사람과의 기억이 없어졌다면
나는 아직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을까?
또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추가적으로 내게 사랑을 보여주었던 이는 지금의 내게도 전 처럼 사랑을 줄까?
라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스토리의 주인공인 한재경의 입장에서 계속 몰입해서 또 그 입장이 되어가며 읽어나가게 되었다.
한재경은 기억이 없고 과거의 내가 누구였는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유일하게 편이 되어주고 사랑해주었던 재벌 3세이자 약혼자인 '천재후'를 의심하게 된다.
천재후뿐 아닌 주위인물들에게 의심을 옮겨가며 서서히 사건과 진실들이 밝혀지며
내 감정도 긴장 가득에서 안타까움과 짠함으로 바뀌어갔다.
기억을 잃었던, 과거의 기억과 스스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찼던 한재경은
사실 천재후라는 복제인간의 기억을 조작했던 자이자 본명은 송하윤 박사이다.
송하윤 박사의 스토리를 보며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 더 불행할까 아니면 기억이 조작된 것이 더 불행할까?를 고민해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휘성그룹의 후계자가
알고보니 회장에 의해 컨트롤되고 별장에 감금되었었다. 심지어 기억조차 조작되어 있었다.
이 책은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송하윤이 느끼는 불안과 진실을 마주할 때의 충격,
현실과 가상 사이에 절묘하게 숨어드는 진짜같은 가짜와 가짜 같은 진실, 가슴 아픈 사람,
그리고 독자의 심리를 굉장히 민감하게 다룬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억마저 조작하는 것이 구현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느낌이 들기에
더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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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